중얼중얼

선 긋기

lovian 2007. 5. 18. 11:41
나는 대부분의 사람을 배려한다.
이것은 습관이자 신조 혹은 고집이다.
또한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 하기 때문에 가능한 조심스럽다.

바로 이점이 내가 사람을 쉽게 못 사귀는 이유중에 하나 일 것이다.
다른 말로하자면 사람과의 선을 긋는데에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이야기다.
선을 오랫동안 긋고 있다보면은 그 사람과의 깊이는 깊어지기 이전에 골이 깊어지던가 수개월 이상이
지나 있어, 그 사람은 이미 나에 대한 선을 멀리 그어버린다.


어떤 유명한 철학자에게 청혼이 들어왔다고 한다. (여성으로 부터)
그는 고심한 후에 답을 주겠다고 돌려보냈고,
고심끝에 답을 주러 그 여성의 집을 찾아갔다.
청혼을 받아들이겠다는 말을 그 여성의 아버지에게 전했고,
아버지는 말하셨다.
”너무 늦게 오셨구료, 내 딸아이는 이미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소.“

혹시 나도 이런 경우와 다름없지 않은가 생각도 해본다.
특히 여성에 대한 선이라면 더 심하다.
실제로 제대로 선을 긋고 친해본 사람이 전무 할 정도이기에 천천히, 아주 천천히 선을 긋는다.

결국 선을 긋는 경험을 쌓아 빠르게 긋던가,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하다.
이대로는 평생 선만 긋고 앉아있을것 같으니까...